내가 원하는 것들은

옆에 있어 주지 않았다

원하지 않는 것들만 내게 몰려들어

그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일쑤였다


늘 그랬다, 내게 있어 세상은

내게 있어 너마저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다가올 실패가 두려워

약간의 여지는 남겨둔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내가 잡을 수 있는 것은 

기껏 네가 남겨두고 간 눈물자국이거나

먹다만 과자 부스러기 같은 것들뿐이었다


너 없이도 행복하고 싶었지만

행복할 것이라 마음먹었지만

그럴수록 행복과는 더더욱 

멀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어찌하여 세월은 나보다 더 빠른 것인가

모든 흘러가는 것들은 머물지 못한다

그러고보면 세상엔 흐르지 않는 것이 없는데

무엇을 잡기 위해

이리도 허우적거리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어디쯤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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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지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꽆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혼자서,     나태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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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닮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여름이 오면 잊을 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니 생각이 나는 걸 보면 너는 여름이었나

이러다가 네가 가을도 닮아있을까 겁나

하얀 겨울에도 니가 있을까 두려워

다시 봄이 오면 너는 또 봄일까


'너는 봄일까'

-백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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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귀하게 여겼던 것만큼

누구에게든 귀한 사람으로 대접받길 바랍니다

내가 당신을 이 세ㅏㅅㅇ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여겼던 것만큼

누구에게든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지길 바랍니다

내 가장 아픈 곳을 밝혀 사랑한 것만큼

누구에게든 가장 깊은 사랑의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지나간 날들이 당신에게 슬픔의 기록으로 남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고통과 자기 여민의 도구로 쓰이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아무런 기억도 추억도 아니길 바랍니다

어떤 계절에 내린 비

어떤 가을날에 덜어진 잎사귀 하나쯤의 일로

고요하게 지나간 날들이길 바랍니다


당신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지는 않겠습니다

내 기도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당신은 당신의 기도로

나는 나의 기도로

서로의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살아서 다시는 서로의 빈자리를 확인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서로의 부재가 위안이 되는 삶이길 바랍니다


내가 당신의 손을 놓아준 힘만큼

당신도 누군가의 손을 가장 큰 힘으로 잡게 되길 바랍니다

우리의 노래는 이제 끝났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헤어진 사람에게 보내는 시

- 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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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를 젓다가

노를 놓쳐버렸다


비로소 넓은 물을 돌아다 보았다


                         - 고은 , < 노를 젓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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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ar : '생각' 과 '성문'


'신전의 문 위에서 자신의 신전으로 들어가려는 나 자신을 관조하다'라는 의미이며, 바로 그것이 '생각'의 의미와 만나는 지점이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삶의 여정 가운데 잠시 멈춰 서서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교하게 헤아리는 훈련이다.


-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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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젖은 나무, 박노해


 난 왜 이리 재능이 없을까

난 왜 이리 더디고 안 될까



날마다 안간힘을 써도

잘 타오르지 않고 연기만 나는

나는 젖은 나무



젖은 나무는

늦게 불붙지만

오래오래 끝까지 타서

귀한 숯을 남겨준다고 했지


 

그래 사랑에 무슨 경쟁이 있냐고

진실에 무슨 빠르고 더딘 게 있냐고

앞서가고 잘 나가는 이를

부러워 말라 했지


 

젖은 나무는 센 불길로 태워야 하듯

오로지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용맹스레 정진할 뿐

젖은 나무인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긴 호흡으로 치열하게 타오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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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지요


골목길에서 시작해서

들길 산길로

신작로에서 고속도로까지

소중한 저마다의 의미를 안고

걷고 달려가지요


언제인가 한번쯤

길을가다

사정없이 넘어져 본 적이 있겠지요

아픔보다 창피함이 앞서던

무릎이 꺠지고 손바락이 얼얼하게 아파 오던


그래도 가던 길 멈출 수는 없지요

절뚝거리며 가는 길이 우리의 삶입니다

매번 걷는 이길이 그 길인 듯 보여도

어제의 길이 오늘의 새길이지요

사랑이 있고 행복이 이고

때로는 아픔과 눈물이 있지만

희망이 있어 아름답고 소중한


살아간다는 것은

끝이 없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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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 박노해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이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때론 잘못 들어선 어둠 속에서

끝내 자신의 빛나는 길 하나

캄캄한 어둠만큼 밝아오는 것이니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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